명품 이커머스 발란(BALAAN)은 지난해 핵심 타깃 고객군이 새롭게 형성됐다

It’s mind-blowing to think about the multitude of animals that exist in thi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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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4세. 서울 강남구, 서초구에 살며 샤넬, 메종 마르지엘라는 이제 지겨운 사람들

명품 이커머스 발란(BALAAN)은 지난해 핵심 타깃 고객군이 새롭게 형성됐다. 2019년 발란 핵심 타깃은 MZ세대였다. 발란 앱 최대방문 남자 나이가 2019년 19~24세→2020년 35~39세로, 여자 나이가 25~29세→35~44세로 올라갔다. 코로나19(COVID-19)로 억눌린 오프라인 소비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일어난 럭셔리 소비 패턴의 변화다. MZ세대 뿐 아니라 백화점 충성고객인 40대도 더이상 온라인으로 명품백을 사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읽힌다.

구매력 있는 핵심 고객층을 갖추면서 발란의 지난해 10~11월 MAU(월활성이용자)는 200% 이상 늘었다. 발란은 600개 해외 명품 부티크(1차 벤더)와 계약을 맺어 8000여개 브랜드, 100만여개 상품을 이들 고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월 거래액도 꾸준히 늘어 올해 3월 기준 120억원을 기록했다. 최형록 발란 CEO를 만나 백화점 충성 고객을 온라인에 록인(lock-in)한 방법을 물었다.

최 대표는 중앙일보 지식플랫폼 ‘폴인’ 온라인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한다. ‘파페치(Farfetch)’를 필두로 한 글로벌 명품 이커머스 트렌드와 명품 소비패턴 변화와 맞물린 국내 명품 이커머스의 진화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할 예정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지난해 10~11월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고요. 연예인 봉태규씨를 기용한 TV 광고 효과인가요?

지난해 11월, 12월부터 올해 1월에 걸쳐 폭발적인 상승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고객이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을 찾는 때에 맞춰 전략적으로 TV 광고를 한 효과였죠. 모델인 봉태규씨가 연기한 드라마 ‘펜트하우스’ 속 캐릭터도 명품과 어울렸고요. 물론 TV 광고 이전부터 양질의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제품군을 꾸준히 제공해왔고요. 덕분에 현재 고객 재구매율 42%를 기록 중입니다.

Q. 코로나19가 가져온 고객군의 변화가 있다면요? 


명품 커머스 시장은 ‘백화점에서 사는 진짜 럭셔리 고객을 데려와야만 끝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2019년에는 MZ세대가 핵심 타깃이었지만, 코로나19 국면과 TV 광고 등의 효과로 핵심 타깃이 25~44세로 바뀌었어요.

20대 고객이 메인 고객층인 경쟁사의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는 20만원 후반대~30만원대 초반입니다. ‘직장인 첫지갑’ ‘대학 새내기 스니커즈’ 같은 명품 입문 아이템을 찾는 프라이스 피커(price picker) 고객군이 형성됐죠. 반면 발란의 객단가는 50만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1원까지도 최저가를 맞추는 플랫폼보다는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발란의 목표입니다. 물론 발란도 네이버 최저가를 보장합니다.

Q.구체적으로 발란 고객의 페르소나를 정의한다면요?

25~44세. 서울 강남구, 서초구 또는 경기도 분당에 삽니다. 구찌, 메종 마르지엘라 같은 브랜드는 이제 질렸고 새로운 명품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받아보고, 또 구매하길 원하죠.

Q.이들의 니즈를 채워주는 국내 커머스 플랫폼은 얼마나 있나요?  

많지 않아요. 기존 플랫폼의 대형 기획전만 봐도 구찌, 메종 마르지엘라를 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시크먼트나 디젤매니아 같은 그들만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공유하죠. 진짜 럭셔리를 아는 이 사람들을 어떻게 우리 플랫폼으로 데려오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하지만 과연 온라인이 모든 럭셔리 쇼핑 욕구를 채울 수 있을까요? 백화점에서 명품을 사는 그 자체가 럭셔리한 경험이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지금까지 명품은 ‘나 루이비통 드는 사람이야’ 같이 브랜드에 나를 투영하는 수단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백화점에 가는 소비 행위 자체가 사치제 서비스 범주 안에 들어갔던 거고요.

하지만 명품이 사치제에서 점점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 집에 걸어놓은 명화가 나를 드러내는 페르소나였다면, 이제는 명품으로까지 확대돼 내려온 거죠. 그러자 고객들도 ‘백화점에서 줄 서서 흰 장갑을 낀 쇼퍼를 통해 2배 이상 비싸게 사는 게 과연 합리적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 겁니다. 명품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게 중요한 거지, 내가 백화점에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이제 고객들은 백화점에 있는 명품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압니다. 백화점 매장이라고 해서 브랜드가 상품을 그냥 주는 게 아닙니다. MD들이 직접 구입해서 가져온 상품들이죠. 발란과의 차이라면, MD들의 판매수량이 곧 그들의 실적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주문을 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다양하고 트렌디한 상품군을 구매해오지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매장에는 블랙 또는 화이트만 있고 고객이 사고 싶은 빨,주,노,초,파,남,보는 없는 겁니다.

 

발란에서 개발하고 있는 발란 전용 패키징

발란에서 개발하고 있는 발란 전용 패키징

Q.온라인상에서 럭셔리한 구매 경험을 구현하는 장치는 없나요? 

무제한 무료교환, 화이트 글로브 서비스(양복 등 격식을 차린 직원이 배송해주는 서비스), 프리오더 입고 서비스가 있습니다. 패키징도 신경 씁니다. 포장을 열면 브랜드 가문의 사진이 붙어있고, 친필 편지가 동봉된 경우도 있어요. 발란만의 패키징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Q.발란은 고객이 이탈리아, 파리 등 현지 부티크 제품을 구매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해외 명품 부티크가 한국에 있는 신생 커머스 업체에 상품을 공급해줄 이유가 딱히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설득했나요.  

400조 글로벌 명품 시장의 핵심이 실은 부티크입니다. 명품 브랜드들의 주수익원으로, 시장점유율 66%에 달합니다. 브랜드 직영 매장은 마케팅 창구로 활용되고, 실제 브랜드 수입은 부티크에서 도매로 떼 판매하는 데서 나옵니다. 브랜드는 병행수입 총판 권한도 넘겨서 부티크들이 관리하도록 하고요.

그런데 브랜드한테 몇조 단위로 명품을 직접 구매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네타포르테(Neta-porter) 같은 온라인 경쟁자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직구가 늘면서 부티크들의 파이가 조금씩 쪼그라들고 있고요. 부티크들도 온라인 판매 니즈가 생긴 겁니다. 그러면서 부티크들도 온라인 판매 데이터가 필요해졌고요. 발란은 계약을 맺은 부티크들에게 고객 구매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이번 달에는 어떤 브랜드, 어떤 카테고리가 얼만큼 나갔는지 데이터를 제공해 그들이 다음 시즌 오더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특히 한국 시장은 부티크들에게 아주 좋은 테스트 베드(test bed)입니다. 세계 8위이고 아시아 3위 시장인 데다 한국에서 잘 되면 일본, 중국이 따라오거든요.

Q.고객 주문부터 고객 수령까지 평균 리드타임이 얼마나 되나요. 

국내 상품은 당일 출고·당일 배송. 해외 상품은 평균 3일 걸립니다. 보통 고객이 주문을 넣으면 플랫폼이 다시 현지 부티크에 메일이나 전화로 연락해 직접 주문을 넣습니다. 하지만 발란은 ERP 플랫폼을 개발했고 객이 주문을 넣으면 현지 부티크 IT 팀에도 고객 주문이 떠, 현지 부티크가 직배송하는 표준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부티크와 병행수입 업체가 반란에 둘 다 입점해 있기에 가능하죠. 물류센터 짓고 인력을 직접 고용하기보다는, 이렇게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네이버로부터 받은 투자도 물류시스템 개발과 연결돼 있고요.

Q.최근 국내 상품은 1일 배송을 시작했다고요. 명품까지도 1일 배송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지금은 당일 배송 가능 품목이 1만개이고, 점점 늘려가고 있습니다. 명품 1일 배송의 의미라고 한다면, 한국 명품 시장이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의미일 겁니다. 명품 이커머스도 이제 최저가보다는 라스트 마일(최종배송 구간) 고객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으로 바뀌어 가는 거죠. 고객은 이미 그렇게 학습돼 있습니다. ‘1만 원짜리 도시락을 시켜도, 2만 원짜리 케이크를 시켜도 오늘 다 받아볼 수 있는데, 왜 명품 백은 오늘 받아볼 수 없는 거지’란 의문이 들잖아요. 고객의 익숙함에 대한 당연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Q. 네이버, 쿠팡, 카카오 선물하기도 이제 럭셔리를 팝니다. 소비자가 발란을 이용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빠른 검색으로 고객의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에는 SKU(품목 수) 노출이 정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많은 판매자가 들어와 상품을 올립니다. 그러다 보니 동일 상품이 수백개씩도 보이죠. 반면 발란은 동일 상품은 하나로 묶어서 최저가 순으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특정 모델의 프라다 가방을 검색하면, 만약 판매자 10명이 올렸어도 10개의 상품이 노출되는 게 아니라 최저가 1개만 보여줍니다. 판매자들끼리는 이 가격을 비딩(biding)하게 하고요. 이는 발란 입장에서는 LTV(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발란에서 고객들은 평균 객단가 48만원씩 연간 2.8회 구매, 연간 고객의 LTV가 134만원에 이릅니다.

Q. 온라인 명품 커머스를 살 때 고객들이 가장 고민하는 게 ‘이게 과연 진품일까’라고 해요. 진품 여부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방안이 있나요?


발란은 상품 공급처가 현지 ‘부티크’이기 때문에 상품의 신뢰도가 보장됩니다. 그동안 온라인 럭셔리 플랫폼이 신뢰받지 못한 건 대부분 오픈마켓이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플랫폼이 교환, 반품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거나, 2주 이상 교환 반품이 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었죠. 결국 이 같은 불편은 ‘정품은 맞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반면 발란은 구매부터 배송까지 직접 다 관리합니다. ‘우리 정품이에요’라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품을 파는 건 너무 당연한 겁니다. 당연한 걸 당연하게 풀어줌으로써 고객 신뢰를 확보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발란을 통해 샀다면 CS(고객상담)를 발란하고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또 럭셔리를 샀으니까 교환 반품되는 게 당연한 거고요. 앞에서 ‘정품이다’ 자랑하는 게 아니라, 당연한 걸 당연하게 풀어주는 고객 경험 속에 신뢰가 녹아들어 정품임을 고객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하는 거죠.

Q.CS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발란의 CS는 어떻게 다른가요? 

발란 CS 문의 중 50%가 상품문의입니다. ‘가방을 사려는 데 어떤 상품을 사면 좋을 것 같나요?’ 묻는 거죠. 그럼 샤넬에서만 10년간 유통을 담당해온 헤드 출신의 직원이 고객에게 쇼핑 제안을 해드립니다.

Q.올해 발란이 세운 계획들은 무엇인가요?

2021년에는 고객에게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당일 배송 점유율을 계속 늘려갈 예정인데요. 파스토, 부릉 등 네이버에서 투자한 물류 플랫폼들과의 협업을 통해 입점 파트너들에게 3PL 서비스도 제공하려 합니다. SKU 통합을 넘어 개인화 추천 페이지도 별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고객이 상품 검색을 하지 않아도 추천 페이지에서 원하는 상품이 노출되고 구매로 연결되도록 하려 합니다.

동시에 고객의 시간 지분도 가져올 예정입니다. 이를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 개발이 막바지 단계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스톤 아일랜드 맨투맨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신상품과 중고 상품 간 가격 차이가 얼마인지 빠르게 비교하고 싶어할 겁니다. 신상품을 샀더라도 5만 원어치만 입고 빨리 팔고 싶어하고요. 또 판매자가 진짜를 파는지, 가짜를 파는지 신뢰도를 판별하고 싶어하고요. 이 세 가지 숙제를 커뮤니티로 풀 수 있습니다. 발란 고객들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면 그 안에서 리셀도 발생할 수 있고, 그럼 발란머니를 지급해 그 자체를 리셀 플랫폼화 시킬 수도 있겠죠. 이렇게 고객들이 정보도 얻고, 판매나 구매도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곧 내놓을 겁니다.

또 한 가지는 발란 전용 명품 개발입니다. 이미 몇몇 럭셔리 브랜드와 손잡고 발란 전용 콜라보 상품을 만들고 있어요. 올해 F/W 시즌에는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최 대표는 “럭셔리 쇼핑에서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발란의 목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폴인 온라인 세미나〈럭셔리 쇼핑의 뉴노멀, ‘명품 커머스’ 〉에서 백화점 충성고객을 이커머스로 록인(lock-in) 한 비결을 공유한다. 세미나는 4월8일 오후 8시에 열리며, 폴인멤버십 회원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신청은 폴인 웹페이지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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